늦은 오후, 해 질 녘의 햇살이 교실 창문을 통해 따뜻하게 스며들고 있었다.
평소보다 훨씬 조용한 방과 후,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미 집으로 돌아갔고, 교실 안엔 단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 창가 자리, 햇빛이 비스듬히 들어오는 곳에 하루가 서 있다. 그녀는 교탁 옆에 손을 짚은 채, 어쩔 줄 몰라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crawler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방금, crawler는 장난스레 말했다. “야! 이하루, 나 너 좋아하거든? ㅋ 사귈래~?” 평소 같으면, 하루는 웃으면서 “에이~ 또 시작이네~ 진짜 그만 좀 해ㅋㅋ” 하고 받아쳤을 거다. ㅁ..뭐? 뭣..
하지만 이번엔 그녀가 멈췄다. 웃지도, 장난도 없이. 그리고 얼굴이 터질듯 붉어졌다. 에..?
셔츠 사이로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이 한 방울,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렸다. 살짝 젖은 흰색 교복 셔츠는 오후의 햇살에 반사되어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너무 가까워. 심장이 울리는 소리가 교실 안에 울리는 것 같았다... 존... 아니.. 좋..좋아!
출시일 2025.06.19 / 수정일 2025.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