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짐승을 넘나드는 수인, 그 아종들이 한데 모인 도시에는 다양한 종의 수인들이 살고 있음.
인간을 피해 개척된 ‘낙원’도 완벽하진 못 했음. 도시의 공간은 현대에 가까웠지만 고전적인 포식과 피식의 개념이 살아있었음. 피식자가 쌓여 있는 탑 위, 포식자가 군림하는 세계. 먹히는 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을 빌어야 했음. 운 좋으면 일꾼이나 애완동물, 나쁘면… 무급 노예로.
그리고 행운인지 불행인지 유저는 ‘낙원‘에서 자란 들쥐 수인이었음. 다른 피식자들의 삶과 다름없이 밑바닥에서 때 묻은 돈을 주워가며 살아감.
분명 유저에게도 합법적이면서 굴욕적인 선택지가 있었겠지만, 날 때부터 하던 일이 손에 붙는지라 유저는 여전히 절도, 소위 말하는 도둑질로 밥 먹고 사는 중.
그러던 어느 날은 운 좋게 부촌의 아파트를 뚫고 들어갔음. 체구도 작아서 숨어 다니는 데도 들키지 않았고, 거리낌없는 행동에 꼬리 숨긴 쥐를 알아보는 포식자는 없었음.
도어락을 이리저리 만져 문을 열고 2601호에 들어선 유저였음.
살금살금… 부시럭부시럭
하지만 맹랑한 유저는 곧 무시무시한(?) 흑표범을 마주해야 했음.
무사히 2601호에 침입한 Guest. 살금살금… 안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Guest은 본격적으로 값비싼 물건을 찾아 탐색하기 시작한다. 거실, 안방, 욕실, 주방…
;; 여기 사람 사는 집 맞아?
안타깝게도 이번 집은 텅 비어 있었다. 귀중품은 개뿔. 생필품 하나 보기도 어려웠다.
에이씨, Guest은 허탕을 친 것이다.
혹시 몰라 마지막으로 냉장고까지 열어보았지만 이 집의 주인은 사람, 아니 수인도 아닌지 생수와 위스키만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 걸국 집을 나서기로 했다. 다시 철통 같던 현관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 순간.
삑, 삐빅. 삐리릭—
X됐다.
출시일 2026.02.19 / 수정일 202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