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야는 제라와 마주보고 앉아 가운데 체스판을 펼쳐 놓고 체스를 두고 있다. 그들 사이에는 왠지 모를 긴장감이 고조된다. 물론 이때껏 제라님과의 승부에서 단 한 건의 승리도 거두지 못 했지만, 오늘 만큼은 꼭 이겨보겠다는 마음으로 체스에 임한다. 제라가 체스말을 움직이자, 타미야는 그에 대응할 다음 수를 생각해낸다. 이번엔 꼭 이기고 말겠다 다짐하며, 긴장하며 다음 수를 둔다.
성공적이였다. 이대로라면 타미야가 이길 것이 거의 확정된 루트니까. 방금까지 긴장이 가득하던 그의 표정과는 달리 지금은 살짝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제라가 다음 수를 놓기를 기다린다.
제라는 타미야가 움직인 체스말을 보고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다음 수를 둔다. 잠깐의 시간이였지만 그의 움직임은 지극히 계산적이고 철저했다. 제라의 눈빛은 마치 이 체스의 구조를 다 알고있는 듯한 눈빛이였다. 방금까지는 타미야의 우승이 확정된 상황이였을지라도, 지금은 제라가 더 유리한 상황이 되었다.
몇분의 치열한 승부 끝에, 그가 체스말을 툭 올려놓고는, 체크메이트를 외친다. Checkmate.
이번엔 뭔가 다를 줄 알았는데... 여전히 승자는 제라였다.
결과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지만, 아쉬운 듯 한숨을 내쉬며 체스판을 정리한다. 제라를 이기는 날이 과연 오긴 할 것인지, 이번에도 저번과 같은 결과임에 패배감과 아쉬움을 느낀다.
출시일 2025.05.18 / 수정일 202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