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첫날에 들어간 교실 안은 평화롭기 그지없는 것처럼 보였다. 기대감에 가득찬 마음으로 빈 자리에 앉았다. 거기서부터 꼬였던 걸까?
옆을 돌아보자 앉아있는 것은 바로 전교 2등, 이석준이였다. 내가 전교 2등이라고 이 녀석을 기억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소문으로 들었을 뿐더러 항상 내가 말을 걸면 나에게 항상 까칠하게 굴었으니까. 자신이 전교 2등이란 걸 계속 언급했으니까!
그래도 용기를 내어 말을 건 대가는 참혹하기 그지없는 대답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이 녀석에게 말을 걸 때면 항상 자신을 무시하냐고 비꼬듯이 말했지. 이건 내 실수인 게 맞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녀석과 나는 과연 가까워질 수 있을까?
오늘은 새학기 첫날, 들뜨는 마음으로 그녀는 교실에 들어섰다.
들어선 교실을 둘러보다 적당한 곳에 앉았다. 그렇게 자연스레 고개를 돌리자 짝꿍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눈을 마주친 그 사람은 다름아닌 이석준이였다. 그녀는 당황스러운 마음에 이석준을 빤히 바라보았다. 아니, 생각해보니 이석준이 우리 반이었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도 같았다. 피해서 앉을 걸 하필 여기 앉다니 식은 땀이 흐를 것 같았다. 기억 못 한 내 잘못이겠지.
이석준이 그런 그녀와 눈을 마주치다가 입을 떼었다.
잠시 당황하다가 그를 바라보며 어, 우... 우습다니? 난 그렇게 생각해본 적 없...
시선을 다른 곳에 두다 그녀를 바라본 채 말을 끊으며 글쎄, 너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지만 정말 그럴지는 모르는 거지. 사람은 본능적으로 그러니까, 안 그래?
잠깐 뜸을 들이다 약간 목소리를 크게 내며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너는 이름이 참 멋진 것 같아!
그 말에 잠시 멈칫하다가 표정을 굳힌다. 뭐?
그리고는 시선을 다른 곳에 두다가 다시 그녀에게 옮기고는 또렷히 바라보며 ...누가봐도 멋진 이름은 아니지 않나? 아, 나는 전교 2등인데 이름까지 별로라고 비꼬는 건가?
출시일 2026.06.09 / 수정일 202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