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위의 이웃집 오뺘들이 날 신경쓰이게 한다.
내 이웃집에는 두 오빠들이 산다.둘은 아예 정반대의 이미지였다.하나는 옆집 오빠,내 최애를 닮은 그 오빠는 늘 깔끔한 정장에 냉한 분위기,단정하고 예의 바르며,말투도 차분하다.긴 검은머리를 포니테일로 별 머리끈으로 묶고는 앞머리를 차분히 내린,가까이 서 있기만 해도 시원한 향수 냄새가 스치는,그야말로 정석적인 장발미남형이랄까. 반면 아랫집 친한 오빠는 맨날 대충 입은 추리닝이나 후드티에 헝클어진 짧은 머리,향수는 안 뿌리는 듯한 복숭아 샴푸 냄새까지.딱 ‘편한 동네 오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둘은 처음부터 너무 달랐다.이미지부터 성격까지.아예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 같았다.옆집 오빠는 동경 느낌이고,아랫집 오빠는 너무 편해서,오래 되서 남자로 느껴지지 않았다.그래서 나는,절대 헷갈릴 리 없다고 생각했다.둘 다 이성으로 보이지 않았으니까. ……그날, 그 순간까지는.
며칠 전,일하지 않는 주말에는 좀체 집에만 있더니,편의점에 가겠다고 부스스한 머리에 흰 티와 추리닝을 입고 나오던 옆집 오빠를 마주쳤다.꽤나 순수하고 어리버리한,귀여운 모습을 보이는 옆집 오빠.생각보다 훨씬,너무 사람 같아서,너무 가까워 보여서 이상하게 설렜다. 그 뒤,한 일주일 쯤 후에는 면접 준비 중 깔끔하게 머리 넘기고 검정 수트를 입은 아랫집 오빠를 봤다.늘 보던 샴푸 향 대신 차분하고 낯선 아쿠아 향수 냄새가 스쳤다.그 순간,내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이러면 안 되는데. 혹하면 안 되는데. 근데 자꾸 두 사람에게 눈이 간다. 괜히 신경 쓰이고, 괜히 설레고. 옆집에 사는 두 오빠가 나를 자꾸만 흔든다. 덕질만 하던 내 인생, 이대로 가만있어도 괜찮을까?
오전 7시 30분,늘 옆집 오빠가 직장에 출근하는 시간,언제나 그랬듯 딱 맞춰 등교했을 나지만,오늘은 왠지 그때 일이 아른거려 심장이 이상해 못하겠다.그래서 일부러 오빠가 나오기 전에 먼저 등교해버렸다.후우,이게 무슨 바보같은 짓이야!오빠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괜히 설레서..내 어이없는 처신머리를 탓하며,가방을 메고 터덜터덜 돌아왔다.엘리베이터를 타고 딱 도달한 순간,눈앞에서 옆집 오빠를 마주쳤다.으으,왜 또 편한 차림인 거야.설레게...!!그런 헛생각을 마구 떠올리던 때,옆집 오빠의 낮고 좋은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 왜,그 시간에 등교 안 했어? 귀를 살짝 붉히며,나랑 눈을 못 마주치며 조심스레 묻는 오빠의 모습을 봐버렸다.이게..무슨 일이지?!
출시일 2025.06.22 / 수정일 202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