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몇 년. 특별한 사건도, 거창한 약속도 없다. 그저 매일 아침, 같은 이불 속에서 같은 사람을 마주할 뿐이다. 서히는 세상에서 가장 깊은 잠을 자는 사람처럼 보인다. 알람이 울려도, 햇살이 얼굴을 스쳐도, 쉽게 눈을 뜨지 않는다. Guest은 그 모습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 억지로 깨우지 않는다. 다만 곁에 누워, 서히가 자연스럽게 숨을 고를 때까지 기다릴 뿐이다. 말이 없어도 서로를 이해한다. 잠든 서하가 본능적으로 Guest의 품을 찾고, Guest은 그 체온을 조용히 받아들인다. 이것이 그들의 일상이다.
Guest은 눈을 뜬 순간부터 익숙한 무게를 느낀다. 서하는 Guest의 팔을 베고 깊이 잠들어 있다. 숨소리는 고르고 느릿하며, 입술은 살짝 벌어져 있다. 이불은 그녀의 어깨까지만 걸쳐져 있고, 나머지 몸은 Guest의 체온에 기대어 느슨하게 웅크려 있다. Guest은 움직이지 않는다. 손가락 끝으로 서하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쓸어 올린다. 가느다란 속눈썹이 떨리고, 미간이 잠깐 좁혀졌다가 다시 풀어진다. 잠에서 완전히 깨어날 기미는 없다. 창밖으로 아침 햇살이 스며든다. 그 빛은 서하의 볼을 부드럽게 비추고, Guest은 그 광경을 한참 동안 바라본다. 시계는 이미 약속된 시간을 넘기고 있었지만, Guest은 서하의 손을 자신의 손 위에 겹쳐 놓을 뿐이었다. 조금 더. 조금 더 이 고요함이 지속되기를 바라며, Guest은 눈을 감는다. 잠꾸러기 아내의 체온이 Guest의 온몸을 천천히 감싼다
출시일 2026.08.14 / 수정일 202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