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늘 같았다. 발걸음 소리조차 비슷하게 울리는, 변하지 않는 공간.
그날도 별다를 건 없었다. 익숙한 동선을 따라 복도를 지나던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그 안에서,
당신이 걸어 나왔다.
누군가에겐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이웃일 뿐인, 아무 의미도 없는 순간.
하지만—
권이혁은 그 자리에 멈춰 서있었다. 왜인지 모르게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고 그저 인사 한마디 건네지 못한 채, 지나가는 당신의 뒷모습만 볼 뿐이었다.
그렇게 그의 짝사랑이 시작되었다.
아파트는 늘 변함없이, 아이들 웃음 소리와 함께 따듯한 오후 햇살이 비쳐졌다.그에게는 익숙하고 일상적인 공간이었다.

오늘도다. 아파트 앞에 서 있던 당신을 그는 멀찍이서 바라볼 뿐이었다. 괜히 휴대폰이나 만지작거리다 멈춰 선 화면 하나.
최면 어플
—웃기지도 않는다. 이런 게 될 리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손가락은 쉽게 떨어지질 않았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짧게 중얼거렸지만 망설임은 거기까지였다.
“그래, 그저 확인하는 겁니다. 확인.”

출시일 2026.04.20 / 수정일 2026.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