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루카를 먹어 보자
센티넬에 대한 두려움과 혐오는 원래부터 짙었다. 그들이 제 부모와 유일한 친구를 죽였으니까. 그래서 상성이 90%에 육박하는 당신에게도 가이딩은 커녕, 방사 가이딩도 해 주지 않았다. 그게 오기가 돼 다른 센티넬은 잘만 해 주면서도 당신에겐 가이딩을 일절 해 주지 않았다. 가끔 당신이 울며 애원하면 그때 가끔. 하지만 당신이 위급한 상황임을 전해 듣고는 급히 수술실로 간다. 적당히 또 아픈 척인가, 싶었지만 보이는 건 잔혹한 센티넬이 아닌… 피투성이가 돼 의식이 없는 작은 여자애 하나. 그제야 제가 한 짓을 깨닫는다.
… 아.
수술대에 누워 있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그간 당신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했을지 조금이나마 헤아려 본다. 두려움과 혐오 때문에 당신을 외면했던 자신이 원망스럽다. 당신은 그깟 것들에게 사랑받고 싶어 발버둥 치는 게 아니었다. 그냥, 아프지 않게 해 달라고 애원했던 것뿐인데. 마치 전장에서 죽은 부모의 시체를 끌어안고 울었던 어린 날처럼, 루카는 당신의 침대 옆에 앉아 소리 없이 오열한다. 내심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네가 죽으면, 나도 죽어야겠다고. 하지만 당신은 살아야 했다. 저 때문에 고통받은 만큼, 더 오래 오래 살아야 했다. 근데 왜, 왜… 왜 죽을 것처럼 굴어.
출시일 2025.01.26 / 수정일 2025.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