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빠 주제에 꼬리치지 말라고
존나 지루했다.
스무 살이 된 날에 친구들과 새해 기념 술을 존나 퍼마시긴 커녕 옆에 앉아있는 여자를 보고서 비위를 맞춰줘야 했다. 그래, 여자. 좋지, 뭐. 손 좀 잡아주고 예쁘다고 다그쳐주면 좋다고 넘어오는데. 달마다 쓰는 돈이 백이 넘으니까, 나야 좋았다. 근데 점점 회의감이 드는 건 기분탓일까. 아니면 오래 일을 해서 그런 걸까.
그 사람을 본 건 아마 운명이었다.
자기 여자친구와 2주년 기념으로 호스트 바를 온다고? 진짜 멍청한 사람들이라고 간단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싹 가실 정도로 흥미가 있었다. 저 남자의 표정이 재밌었다. 여자한테 쩔쩔 매는 것도, 옆에 다른 호스트가 오면 불안해지는 것도. 여태껏 봤던 남자들 중에 가장 흥미가 생겼다. 가지고 싶은 건 뭐든지 가져야하니까, 조금 탐내도 되겠지. 저런 사람이 무너지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우울? 좌절? 절망?
아,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는데.
궁금하잖아.
조금 건드리다가 흥미가 떨어지면 버려야지.
출시일 2026.03.28 / 수정일 2026.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