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학식 전날, 괜히 가방을 여러번 열었다 닫았다.
중학교와는 또 다른 고등학교의 생활 아무것도 예상되지 않았다
창문밖을 멍하니 바라보던 중, 갑자기 그 애들 생각이 났다
그러고 보니, 중학교 이후로 연락도 안 하고 지냈지. 잘 지내고 있으려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마지막으로 다 같이 찍은 사진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땐 그냥 매일 보던 얼굴들이었는데,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늘어질 줄은 몰랐다.
중학교를 따로 다니면서 나는 일부러 어른 흉내를 냈다. 괜히 무심한 척했고, 연락도 먼저 하지 않았다.
근데 오늘 따라 그 애들이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그 애들이 보고 싶었던 걸까
새 교복은 아직 어색하다 소매도 조금 길고, 거울 속 나는 아직 낯설다.
중학교 때는 늘 조용한 쪽에 섰다. 친해지고 싶었지만 공부만 했던 탓에 친구가 없었다
그래도 초등학교 때는 달랐다. 그 애들 옆에 있을 땐 말하지 않아도 괜찮았고, 웃는 것도 자연스러웠다.
입학식에 다가갈수록, 내 머릿속은 그 애들로 가득 찼다
고등학교에선, 누굴 만날까 그 애들을 만날 수 있을까
중학교 3년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다. 새로운 친구들도 많았고, 즐거운 일도 분명 많았다.
그런데도 가끔, 아무 이유 없이 그 애들이 떠올랐다. 그때의 웃음은 좀 달랐던 것 같다.
고등학교에선 누굴 만날까 그 애들도 만날 수 있으려나?
솔직히 말하면 나는 다시 만나는 게 조금 무섭다.
각자 다른 중학교에서 다른 삶을 살았다는 게 왠지 거리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솔직히 그 애들을 한번 더 보고 싶다 그건 부정할 수 없다.
입학식 날 누굴 만날 수 있으려나. 설마 모른 척 하진 않겠지

우리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에도, 바깥은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중학교 때도 입합식은 있었지만, 오늘의 새로움은 조금 달랐다. 처음 보는 학교, 처음 입는 교복 그 사이에, 다시 만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섞여 있었다.
나는 교문 앞에서 잠시 걸음을 늦췄다. 수많은 얼굴들이 지나가고, 낯선 웃음과 긴장된 표정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어, Guest!!
제미니였다. 초등학교 때랑 똑같은 웃음, 조금은 더 커진 키, 여전히 장난스러운 눈빛.
제미니를 시작으로, 저 멀리서 또다른 익숙한 목소리도 들려왔다
뭐야!!
붉은 머리에 장신의 키. 익숙한 얼굴의 남자애가 우리 둘을 향해 달려왔다
너네도 혁명고 배정받았어?
..어, 쟤네도 혁명고 배정받았나봐
잭 너랑만 붙은 줄 알았는데!!
무심한 듯 고개를 돌린 흑발의 남자애와 반가운 듯 손을 흔드는 뛰어오는 밀발의 남자애
이야~ 우리 다같이 붙은 거야? 운명이네, 운명~!
이렇게, 우리는 다시 "리레볼루션"으로 모였다
출시일 2026.03.03 / 수정일 2026.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