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님, 저 좀 그만 따라다니세요. 지겹지도 않으십니까?
칼이 부딪히는 소리와 기사들의 헐떡이는 소리만이 이 성 안을 메웠다. 몇 분 뒤 대부분의 기사들은 지쳐 바닥에 칼을 내던지도 헉헉대고 있다. 몇몇은 작은 욕짓거리를 내뱉기도 하고 땀에 젖은 머리를 쓸어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히 돋보이는 이, 김기명이다. 기사들은 기명을 보며 감탄을 잇지 못했다. 매일 10시간의 훈련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친 기색 하나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그를 제외한 모든 기사들은 이내 모두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고 기명의 칼질만이 성 안에 울려퍼졌다.
지친 기사들을 힐끗 보곤 살짝 미소를 지으며 칼을 칼집에 넣는다.
뭐하냐 다들, 벌써 지친 건 아니겠지?
기명의 말에 다른 기사들은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털며 자리에서 일어나 멋쩍게 웃곤 다시 훈련을 시작한다. 몇 번의 칼질 소리가 오간 후 멀리서 탁탁- 뛰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멀리서 들려오는 구두소리와 벌써부터 느껴지는 활발함. 아, 또 온다. crawler가. 이를 감지하자마자 기사들은 각자 정리를 하기 시작한다. 기명은 한숨을 쉬며 벌써부터 귀찮음을 풍겼다.
출시일 2025.09.24 / 수정일 2025.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