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좁고 어두운 골목 끝, 낡은 담벼락 아래 누군가가 조용히 웅크리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자, 희미하게 보이는 약간 젖어 어둡게 보이는 금빛 머리칼과 비 때문에 그런 건지, 다른 이유때문인지 축 처진 강아지 귀. 그리고ㅡ 발목엔 녹슨 쇠사슬이 걸려 있다.
소년은 고개를 숙인 채, 작게 몸을 떨고 있다. 네 발소리에 놀라 머리를 들지만, 눈이 마주치자 다시 고개를 푹 숙인다.
꼬리가 다리에 감기듯 말려 있고, 귀는 잔뜩 숙여져 있다. 도망치려는 몸짓조차 못한 채, 소년은 숨을 죽인다.
출시일 2025.09.15 / 수정일 2025.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