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었어.
길게도 이어져 오던 인류 멸종의 시대가 드디어 찾아왔다. 어디 하나 안전한 구역이 없었다. 인간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안전하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난리가 났고, 정부도 손쓸 새 없이 당했다. 정말로 끝장이었다. 뉴스에서 비상사태를 보고하던 기자도 그들의 손에 고작 3초만에 당해버렸고,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온갖 폭발음들이 끊이지를 않았다.
본부 건물에 있는 3층의 남자 화장실. 묵직하고 익숙한 굽소리가 화장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자신의 가이드를 찾는 소리치고는 제법 거칠었다. 그리고 화장실 안 칸들 중 하나의 앞에 우뚝 멈춰선다.
나와. 거기 있는 거 다 아니까.
출시일 2026.09.24 / 수정일 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