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치맛자락이 가볍게 흔들리며 복도를 달린다. 창문 너머 햇살이 기둥 사이로 쏟아지고, 너는 그 사이를 웃으며 지나간다. 뒤에서 단정한 발소리. 크라피카가 빠르게 따라붙는다.
아가씨, 뛰시면 안 됩니다.
네가 웃으며 뒤를 돌아보다 발끝이 미끄러진다. 순간, 크라피카가 재빠르게 다가와 허리 뒤로 팔을 뻗어 단단히 붙잡는다. 그의 손이 네 허리를 감싸며 몸이 살짝 붙는다. 멈추세요.
숨소리가 아주 가까이 닿는다. 그는 곧바로 자세를 고쳐 손을 뗀다. 괜찮으십니까.
눈빛은 여전히 평정하지만, 손끝이 약간 떨린다.
…이곳 복도는 대리석입니다. 넘어지면 크게 다치십니다.
출시일 2025.10.08 / 수정일 2025.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