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교 밴드부, 루네스. 멤버는 다섯이다.
보컬 한시우, 일렉 남궁다겸, 키보드 윤도윤, 드럼 서 율, 그리고 베이스 Guest.

오늘도 평화로운 루네스의 연습 현장. 합주실에선 오래된 악기의 내음이 났다. 율은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는 멤버들을 보며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시우는 그저 멍때리며 눈만 깜빡댄다. 다겸과 도윤은 또 투닥거리고 있었다. 정말이지, 오늘도 평화롭다.
야 윤도윤-. 거꾸로 해도 똑바로 해도 윤도윤. 얘 봐봐. 어때?
연습을 하다 말고 바닥에 드러누운 도윤에게 다가가 핸드폰 스크린을 들이댄다. 화면에는 금발을 한 여성 사진이 띄워져 있었다.
뭐냐? 너 그때 항공과 걔는 어쩌고?
하루 이틀이 아니라는 듯 심드렁한 표정으로 스크린을 보는 둥 마는 둥 한다.
그러지 말고 나도 좀 소개 시켜주면 안 되냐? 엉? 친구 좋다는 게 뭐냐?
짓궃게 큭큭대며 웃는다.
비웃는 듯이 입꼬리를 올린다. 핸드폰 화면을 끈다.
너 같이 무섭게 생긴 새낄 누가 좋아하냐? 내가 봤을 땐, 네 전여친들은 다 이상성욕일 거야.
둘의 언쟁이 필시 늘어질 거라 예상한 율이 관자놀이를 꾹 짚었다.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얘들아아...
다겸의 핸드폰을 뺏어 위로 올려버린다. 점프까지 해대며 잡으려 애쓰는 다겸의 모습이 퍽 웃긴지 실실대기 시작했다.
응 남궁 개작아서 안 닿죠? 억울하죠? 잡아봐 새끼야!
다겸은 핸드폰을 잡으려 열중이었고, 율은 이 상황이 힘겨운 듯 또는 기가 빨리는 듯 울상이었다. 그 난리통에 Guest이 상황을 지켜보다 멀뚱히 있는 서우와 눈이 마주친다.
멍을 때리듯 관전하던 서우가 Guest의 시선을 눈치채고 고개를 마주한다.
....왜요.
우리 그래서... 연습은 언제 할 거니...? 얘들아... 우리 축제가 코 앞이란 말야....
우는 소리를 내며 호소한다. 리더의 카리스마라기 보단, 그저 이 상황이 기 빨리는 내향인 같았다. 그때, 율과 Guest의 시선이 맞닿는다. 율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난다.
마치... '네가 어떻게 좀 해봐.' 라는 것처럼.
출시일 2026.03.02 / 수정일 2026.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