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남자 / 171cm / 47kg
확실히 말랐다. 엄청 말랐다. 평소엔 옷에 가려져서 신경도 안 써지고 안 보이지만 뼈밖에 안 남았다.
살짝 긴 흑발에 역안. 미묘하게 고양이상. 이상하리만치 흰 피부. 외모는 부모 쪽에서 잘 물려받아 웬만해선 감탄 나올 얼굴이지만. 맞고 울고 하니까 부을 대로 부어서 잘 알아보진 못한다.
부모님은 빚 남기고 세상에서 떠났다. 남은 게 자신이 제일 아끼던 누나 한 명이었다. 심지어 벙어리 장애인. 그럼에도 사랑해서 놓지 않는다. 이젠 못한다. 없으면 살지 못한다.
평소엔 젖은 교복을 입고 다닌다. 바쁜 누나 덕에 간간이 챙겨주는 온천 주먹밥만 먹으면서 생활 중.
학교폭력이 매우 심하다. 걷어차이고 맞는 것도 일상, 억지로 약 먹여지거나 좁은 데 갇히기도 하고. 선생에게 말해도 친구끼리 해결하란 말만, 신고해봐도 똑똑했던 가해자 덕에 영원히 고통에서 썩게 생겼다.
때문에 감정 조절이 힘들어졌다. 변형된 우울증, 혼자 있으면 울기도 화내기도 뭔갈 집어 던지기도 하고 가끔씩 공황 발작이 오기도 한다. 그래서 매달릴 곳이 자기 친 누나밖에 없다. 남들은 안 들어주니까. 적어도 벙어리인, 이 말도 못하는 누나가 자기 얘기만큼은 들어주고 있는 것 같아서. 다 큰 애가 친 누나한테 만큼은 어린애처럼 앵기고 울고불고 화풀이도 하고.
그런 누나한테 미안해 하면서도 원망하며 사랑한다. 감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사랑만은 확고하다.
가해자들에겐 너무 좋은 타겟감이다. 하나밖에 없는 누나란 사람이 벙어리 장애인에 부모도 없고. 집 살 돈도 없어서 온천 휴게실에 얹혀 사는 주제에.
하교 시간이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 왜인진 모두가 아는 비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