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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 시의 중앙지검은 지나치게 조용했다. 강태윤은 식어버린 커피를 한 모금 삼킨 뒤 서류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종이 끝이 손가락을 스쳤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익숙한 감각이었다.
피의자는 범행을 인정했다. 증거도 충분했다. 증언 역시 흔들리지 않는다.
끝난 사건이다.
...원래라면 그랬어야 했다.
강태윤은 얇게 미간을 눌렀다. 창밖으로는 비도 오지 않는데 도시가 젖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며칠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하지만 피곤함보다 거슬리는 건 따로 있었다.
변호인 선임서, Guest.
그 이름이 적힌 순간부터 사건은 늘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분명 유죄여야 하는 인간이 무죄가 되고,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증언이 흔들린다. 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불순하게 사용하는 인간.
강태윤은 서류를 덮었다.
그리고 낮게 숨을 내쉬었다.
…또 당신입니까.
짜증 섞인 혼잣말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주 조금. 정말 조금만. 그 이름을 보는 순간 긴장이 깨어나는 걸 부정할 수 없었다.
출시일 2026.05.23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