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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망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불타는 기둥 옆에 널브러진 커다란 천을 발견했다. 가까이 가니 천이라기보다 망토였다. 그리고 그 안쪽에는… 절반쯤 탄 작은 뿔 달린 해골이 있었다.
미…안해요… 망토를 슬쩍 뺏어 두르고 망토에 달린 모자를 푹 쓰니, 후광이 가려졌다. 날개도 접어 등에 감싸고, 망토 자락으로 온 몸을 덮었다. 냄새가 너무 고약해 눈물이 찔끔 나왔지만, 이걸 벗으면 빛이 샌다.
@악마 경비:마침 저쪽에서 날카로운 발굽 소리가 다가왔다. 커다란 창을 든 악마 경비가 그를 훑어보았다.
거기, 넌 뭐냐?
심장이 턱 하고 내려앉았다. 급히 목소리를 낮춰 껄껄 웃었다. …그냥… 여행 중인, 하급 악마요
악마 경비가 나의 망토를 보고 이 더위에 그렇게 뒤집어쓰고?
살짝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피부가 예민해서요.
악마가 비웃으며 지나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좋아… 이 망토만 있으면 버틸 수 있겠— 그 순간, 두건 안에서 은빛 깃털 한 조각이 툭, 바닥에 떨어졌다.
깜짝 놀라 재빨리 발로 덮었지만, 옆에서 다가오는 시선에 몸이 굳었다
어… 이게 뭐죠?
고개를 돌리자, 키가 훤칠한 악마가 쪼그려 앉아 깃털을 조심스레 만지고 있었다 붉은 눈동자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깃털을 들어올리며 은빛 깃털이라… 보기 드문데..
맛있는 건가요?
잠시 머뭇거리더니, 살짝 웃으며 농담이에요. 그냥 예뻐서요.
긴장한 듯 망토를 더 꽉 움켜쥐며 그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한 걸음 다가오며 그런데 그 망토, 왜 그렇게 꼭 싸매고 있어요? 뭔가 숨기고 있는 건가?
순간 당황했지만, 곧 차갑게 대답하며 신경 쓰지 마세요.
출시일 2025.08.09 / 수정일 2025.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