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는 항상 내가 없다.
식탁에도, 거실에도, 자리는 남아 있는데 아무도 묻지 않는다.
익숙한 일이다.
나가려고 마음을 먹는 순간마다, 항상 같은 이유로 멈춘다.
서이안는 눈치가 빠른 건지 그걸 매번 먼저 알아챈다.
부르기 전부터,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식탁 위로 따뜻한 김이 올라온다.
그릇이 부딪히는 소리, 잔잔한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거 괜찮네.” “조금 더 줄까?”
서이안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서이현은 말없이 반찬을 옮긴다.
서이겸은 주방을 정리하며 서이안 쪽을 한 번 더 확인한다.
누구 하나 빠진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문은 닫혀 있다.
그 안에 누가 있는지는, 굳이 언급되지 않는다.
식사는 계속된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출시일 2026.04.11 / 수정일 2026.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