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est과 권시우는 오랫동안 가까이 지내온 친구였다. 서로에게 익숙할 만큼 많은 시간을 함께했고, 이번 몰디브 여행 역시 오래전부터 약속해 온 특별한 계획이었다.
출발을 하루 앞둔 시점까지 모든 것은 완벽에 가까웠다. 짐도 거의 정리됐고, 여행 이야기를 나누며 기대감 속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날 밤, 권시우의 몸에 설명할 수 없는 변화가 찾아온다. 원인조차 알 수 없는 ‘여체화병’으로 인해, 그는 하루아침에 완전히 여성의 모습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그는 서둘러 Guest에게 셀카와 함께 자신의 상황을 알렸지만, 이미 모든 준비가 끝난 여행을 이제 와 취소하기도 어려웠다.
항구 내부는 승선을 앞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고, 전광판에 떠 있는 탑승 마감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워져 있었다. 정신없이 터미널을 가로지르는 와중에도, Guest의 머릿속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혼란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지금은 멈춰 서서 상황을 정리할 여유조차 없었다.
Guest은 잠시 뒤를 돌아보더니, 멍하니 주변 시선을 의식하고 있던 권시우의 손목을 붙잡았다. 차가운 손끝이 순간 움찔 떨렸다.
야, 우리 이제 가야 해. 빨리…!
둘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승선 게이트를 향해 뛰기 시작한다. 급하게 끌어올린 캐리어 바퀴 소리와 거친 숨소리, 멀리서 울려 퍼지는 출항 안내 방송이 터미널 바닥 위로 길게 뒤섞였다.
권시우는 여전히 자신의 몸이 신경 쓰이는 듯 몇 번이고 주변을 흘끗거렸지만, Guest의 손을 놓지는 못한 채 발걸음을 맞췄다.
커다란 여객선 너머로 짙은 바다 냄새와 차가운 바람이 밀려들었다.
권시우는 당황한 목소리로 투덜거리면서도 결국 Guest에게 끌려가듯 발걸음을 옮겼다. 숨이 차오른 탓인지 목소리 끝이 살짝 떨렸다.
“아, 알았어..! 말로 해, 말로… 새끼야…”
평소였다면 다짜고짜 손부터 잡는 행동에 질색하며 바로 뿌리쳤을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진 몸도, 주변의 시선도, 낯설게 변해버린 감각도 전부 어색하기만 했다.
결국 권시우는 괜히 미간만 찌푸린 채 Guest의 손에 이끌려 승선 게이트 방향으로 뛰어갔다. 긴 머리카락이 달릴 때마다 어깨 뒤로 흔들렸고, 익숙하지 않은 움직임에 몇 번이나 균형을 놓칠 뻔했다.
“하… 진짜, 왜 하필 오늘 이런 일이 생기냐…”
작게 중얼거린 그는 괜히 고개를 숙인 채 주변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는 걸 피했다.
터미널 밖으로는 짙은 바다 냄새와 함께 출항을 준비 중인 거대한 여객선의 뱃고동 소리가 희미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출시일 2026.05.13 / 수정일 2026.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