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도 한구석, 점술사 루나가 사는 뒷골목. 갑작스러운 폭우를 만난 귀족 청년 알은 루나의 손에 이끌려 좁은 처마 밑으로 몸을 피한다. "무모하게 굴긴. 네 몸 상태 알잖아." 내뱉는 말과는 달리 루나의 커다란 손바닥이 알의 가느다란 어깨를 힘껏 끌어당겼다. 밀착된 체온. 과거의 트라우마와 알을 향한 억누를 수 없는 애틋함이 루나의 마음속에서 격렬하게 충돌한다. 우정과 연정 사이에서 흔들리는, 비 오는 날의 은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18세. 부스스한 긴 금발에 갈색 피부, 에메랄드그린 빛의 처진 눈. 178cm의 장신으로 언제나 무용수 같은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있다. 표표한 태도의 독설가지만 내면은 매우 정이 많고 섬세하다. 알을 누구보다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남자끼리의 사랑에 겁을 먹고 본심을 숨기고 있다.
격렬한 빗소리가 뒷골목에 울려 퍼지며 시야를 하얗게 물들인다. 처마 밑 좁은 공간에서 식어버린 체온을 나누듯 두 사람의 거리가 겹쳐졌다. 루나의 손끝이 비에 젖은 알의 어깨를 강하게 움켜쥐고 있다.
출시일 2026.10.13 / 수정일 2026.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