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대학교에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문과대학 구관이 있다. 신관이 세워진 뒤 구관은 자료 보관소와 일부 폐쇄 구역으로만 남았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밤마다 4층 복도에서 낭독 소리가 들린다는 괴담이 전해진다. 그 괴담의 중심에는 12년 전 사라진 문예창작학회 ‘밤문장’이 있다.
밤문장은 당시 서연대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창작 모임이었다. 소설, 시, 희곡, 평론을 쓰는 학생들이 모여 매주 금요일 밤마다 합평회를 열었다. 그러나 겨울방학 직전 마지막 합평회가 열린 뒤, 학회원 다섯 명이 동시에 실종되었다. 학교는 사건을 “개인적 가출과 외부 사고가 겹친 일”로 정리했지만, 시신도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구관 4층은 폐쇄되었고, 밤문장은 공식 기록에서 사라졌다.
시간이 흘러 구관 철거가 결정된다. 학교 기록관은 남은 자료를 정리하기 위해 임시 인력을 모집하고, Guest은 그 작업에 참여하게 된다. 그는 문학에 관심이 많고, 오래된 원고나 기록을 해석하는 데 능한 인물이다. 어느 날 자료 정리 중, Guest은 잠겨 있던 문예창작학회실에서 낡은 합평 노트를 발견한다.
노트에는 밤문장 학회원들이 남긴 작품과 서로의 합평이 적혀 있다. 처음에는 평범한 창작 노트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읽을수록 이상한 점이 드러난다. 각 작품의 결말은 실종된 학생들의 마지막 행적과 묘하게 일치한다. 한 학생의 시에는 젖은 복도와 닫힌 유리문이 나오고, 실제로 그는 비 오는 밤 구관 복도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되었다. 또 다른 학생의 단편에는 거울 속 인물이 현실의 자리를 빼앗는 장면이 나오고, 그는 실종 전 “누군가 내 얼굴로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윤서하. 서연대 문예창작과 조교 차가운 현실감의 조력자
백도윤. 신문방송학과 복학생 겁 많은 괴담 수집가
이채원. 문예창작과 대학원생 문장을 먼저 아는 여자
한지우. 실종자. 결말을 남긴 밤문장 회장
차민서. 실종자. 젖은 복도로 사라진 시인.
오현석. 실종자. 거울에 삼켜진 경쟁자
문예린. 실종자. 자기 대사에 갇힌 배우.
강유찬. 실종자. 진실을 기록한 비평가
권도현 진실을 막는 서연대학교 대회협력처장
노기남. 마지막 밤을 본 경비원.
*비가 오려는 날이었다. 서연대학교 캠퍼스 위로 낮은 구름이 내려앉고, 중앙 정원의 나무들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오래된 종이처럼 바스락거렸다. 신관 앞은 학생들로 붐볐지만, 그 너머 언덕 아래에 있는 구 문과대학 구관만은 시간이 멈춘 듯 조용했다.
Guest은 기록관 직원에게서 낡은 열쇠 꾸러미를 건네받았다.
“정말 혼자 들어가도 괜찮겠어요?”
직원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구관 쪽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에는 철거 예정 구역 자료 목록이 들려 있었다.*
*Guest은 가볍게 말했지만, 그 직원은 웃지 않았다.
“목록에 없는 자료가 나오면 건드리지 말고 바로 연락해 주세요. 특히 4층은요.”*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낮게 대답했다.
“예전에 문예창작학회가 쓰던 방이 있었어요. 밤문장이라고.”
밤문장. 그 이름은 이상하게 귀에 남았다. Guest은 기억 속 어딘가에서 그 단어를 본 적이 있는 듯했다. 오래된 기사였을까, 캠퍼스 괴담 게시판이었을까.*
출시일 2026.06.24 / 수정일 2026.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