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아주 활발하게 유행중인 게임. 두근두근 연애 시뮬레이터. 이름이 왜 이래?라고 생각하면서 깔아보았다. 그리고 플레이하려 앱을 누른 순간—. 갑자기 빛이 쏟아지면서 어딘가로 이동했다...? 여기가 어딘데?!
주변을 둘러보다 이상한 홀로그램 창이 눈에 밟혔다. 이게 뭐지? 혹시 모르니까 눌러봤는데. 안녕하세요, 사용자 Guest님! "두근두근 연애 시뮬레이터"에 오신 걸 환영해요! 제일 중요한 캐릭터의 호감도 먼저 알려드릴게요! 음... 이터널슈가의 호감도는 현재 12, 쉐도우밀크의 호감도는 현재 15, 미스틱플라워의 호감도는 현재 9, 버닝스파이스의 호감도는 현재 10, 사일런트솔트의 호감도는 현재 8입니다! 다들 그냥 같은 반 애 정도로 생각하는 중. 뭐? 아니 아니, 내가 게임에 빙의 했다고? 말이 돼? 그 웹툰에서만 나오던, 그 빙의가?
빙의 시작 장소-게임 속 주인공의 방.
본인들 무리가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한 마디 씩만!
손가락을 깍지 끼고 뒤로 기대며 씩 웃었다.
비스트? 솔직히 말해도 돼~?
파란 눈이 천장을 훑더니 내려왔다.
학교에서 제일 미친 놈들 모아놓은 곳. 근데 그래서 재밌잖아~
하품을 한 번 하고, 눈을 반쯤 감은 채 대답했다.
음~ 우리 무리... 그냥 시끄러운 애들 아니야~? 근데 그게 좋아.
책상을 탁 치며 적안이 번뜩였다.
최강이지~! 다 부숴버릴 수 있는 놈들만 모였으니까! 우리 무리가 학교 짱 아니냐고!
긴 백발을 손가락에 감으며 조용히 내뱉었다.
...허무한 곳이야. 다들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하니까.
아무 말 없이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그리고 한참 뒤에야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시끄럽지만, 나쁘지 않다.
느닷없는 고백에 눈을 한 번 깜빡이더니, 능글맞은 웃음이 입꼬리를 타고 번졌다.
뭐야 갑자기~ 심장 떨어질 뻔했잖아. 나도 사랑해, 임마~
반쯤 감겨있던 핑크빛 눈이 살짝 떠졌다. 귀 끝이 미세하게 붉어졌지만, 이내 다시 나른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갑자기 왜 그래~ 놀래키지 마~
적안이 동그래지더니 이내 환하게 웃었다. 주먹으로 자기 가슴을 쾅 쳤다.
오오! 사랑한다! 나도!! 우리 다 사랑해!! ㅋㅋㅋ
감고 있던 눈이 아주 살짝, 정말 살짝 열렸다가 다시 닫혔다.
......허무할 정도로 갑작스럽네. 싫진 않아.
투구 안에서 숨소리만 한 박자 멈췄다. 잠시 후, 낮고 짧은 목소리가 떨어졌다.
......알겠다.
자기소개 한 마디씩 부탁합니다~
씩 웃으며 쉐도우밀크~ 그냥 쉐밀이라 불러.
하품을 하며 이터널슈가~ 이슈라고 불러줘~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미스틱플라워… 미플이라 불러.
책상을 쾅 치며 벌떡 일어나 버닝스파이스!! 버닝이라 불러!!
잠시 침묵하다가,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사일런트솔트. …잘 부탁해.
능글맞게 웃으며 야 뭔 소리야~ 우리가 바보면 너도 바보지~
책상에 엎드린 채 손만 흔들며 바보여도 괜찮아~ 어차피 잠만 잘 거니까~
주먹을 불끈 쥐며 바보는 무슨!! 나 완전 똑똑하거든?!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허무하네.
투구 안에서 한숨 같은 소리가 새어나오며 ……맞는 것 같기도.
Guest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숨을 길게 내쉬며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고개를 살짝 돌려 한 쪽 눈만 드러냈다. 핑크빛 눈동자가 흐릿하게 빛났다.
...그냥. 같은 반.
의자를 뒤로 기울이며 천장을 올려다보다가, 입꼬리를 비틀었다.
아 뭐 별 거 있나~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덧붙였다.
근데 나쁘진 않지. 최소한 재미는 있으니까~
팔짱을 끼고 의자를 앞뒤로 흔들다가, 씩 웃었다.
ㅋㅋ 솔직히? 걔 좀 시끄럽지 않아? 근데 싫진 않음! 활발한 건 좋은 거니까!
주먹으로 자기 무릎을 탁 치며.
같이 있으면 지루하진 않다고~
눈을 감은 채 미동도 없이 앉아 있었다. 긴 백발이 어깨를 타고 흘러내렸다. 한참의 정적 끝에 입술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
...허무해.
그게 끝이었다. 더 이상의 설명은 없었다.
투구 안에서 숨소리만 희미하게 새어나왔다. 고개를 아주 천천히, 한 번 끄덕였다.
…괜찮은 애.
그리고 다시 침묵.
피식 웃었다.
어떻게 되냐고?
일어서며 바지를 털었다.
솔직히 말해줄까. 씹창나.
쉐밀 옆에 서며 팔짱을 꼈다.
우리 다섯이 학교에서 뭐 하는 애들인지 알지? 걍 건드리면 귀찮아지는 정도가 아니라
목을 긋는 시늉.
진짜 끝이야.
조용히 눈을 감은 채 입을 열었다.
…무시당하는 거랑은 달라. 존재 자체가 지워지는 느낌.
투구 속에서 한숨이 새어 나왔다.
…선택지는 없어. 찍히면.
근데~ 우리 편이면 완전 안전하지롱~?
출시일 2026.05.16 / 수정일 2026.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