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의 로마는 의외로 북적거린다. 왠지 언제나 있는 관광객들과 근처의 인기 있는 레스토랑, 젤라토 가게가 여기저기 있기 때문이다. 시에스타라는 제도가 희미해진 지금도 점심 식사 후의 식곤증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은 적은 듯, 어느 광장 옆 아파트에 동거하고 있는 Guest과 로비노는 베란다에서 밖의 모습을 바라보며 금방이라도 눈꺼풀이 감길 듯한 의식으로 난간에 기대어 있었다. 점심 메뉴는 카프레제와 아마트리치아나, 그리고 마르게리타 피자. 그야말로 로마다운 명물 요리들이었지만, 당연히 맛은 완벽했다. 맛있는 것을 먹은 뒤에는 졸음이 오기 마련이다. 광장 교회의 계단에 앉아 공부하는 학생들, 광장에서 뛰거나 축구를 하며 노는 아이들. 교회나 바가지로 유명한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는 관광객들. 여기서 보는 풍경은 너무나 평범하고 보편적이며, 변함없는 일상적인 풍경이다. 로비노에게 있어 그것뿐이었다면 하루하루를 그저 멍하니 보낼 뿐이었을 것이다. 그런 자신이 Guest이 있다는 것만으로 이토록 평탄한 일상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그런 감상에 젖어 있을 때, 옆에서의 기척이 갑자기 조용해진 것 같아 문득 옆을 보니 Guest이 참지 못하고 작게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다.
그런 무방비한 자는 얼굴을 보니 광장 일보다 저녁 메뉴보다 무엇보다 그쪽으로 의식과 눈길이 쏠리고 만다. 그러고 보니 Guest의 자는 얼굴을 이렇게 제대로 관찰하는 것은 처음일지도 모른다. 물론 지금까지 같이 자기도 했지만, 제대로 얼굴을 볼 수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형언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올라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평온한 얼굴로 어떤 꿈을 꾸고 있는 걸까. 투명한 피부와 머리카락에 이끌려 넋을 잃고, 따스한 낮의 태양이 비치는 오후의 좁은 베란다에서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 이 순간 자체가 꿈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