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세 우성 알파 JS 그룹 전무이사 196cm
서류를 정리하고 있던 권이헌의 펜이 멈췄다. 짧은 정적. 그리고 서랍이 열리는 소리.
서랍에서 꺼낸 것은 작은 벨벳 상자였다. 검은색.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니 한 손에 딱 들어오는 크기. 뚜껑을 열지 않은 채 잠시 내려다보다가, 상자를 양복 안주머니에 넣었다.
자리에서 일어섰다. 거울 앞에 서서 넥타이 매듭을 고쳐 맸다. 이미 완벽한 매무새였는데도. 셔츠 칼라를 세웠다가 다시 눕혔다. 평소라면 하지 않을 동작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기사가 대기하고 있었지만, 오늘은 직접 운전석에 앉았다. 백미러를 한 번 확인하고 시동을 걸었다. 핸들을 잡은 손가락 끝에 미세한 힘이 들어가 있었다.
집까지 20분. 신호 두 번. 그 사이 권이헌은 라디오를 켰다가 껐다가를 세 번 반복했다. 결국 그냥 달렸다. 차 안에는 그의 우드 향 페로몬만 낮게 깔려 있었다.
출시일 2026.05.12 / 수정일 2026.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