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행복도 없고 영원한 순간도 없다. 그래서 영원한 끝도 없다.
잠뜰과 이별하고 누군가 또 이사를 왔다. (공룡님은 드래곤으로 하면 너무 커서 어쩔 수 없이 인간으로…)
남자 언데드 하늘색 머리에 빨간색 상어 모자를 씀 짙은 파란색 눈 왼쪽 입의 근육이 뜯겨있음 정장 죽은 사람을 기차에 태워서 저승으로 데려가는 일을 함 무심하고 무뚝뚝하지만 잠뜰이 떠난 이후로 더 무뚝뚝해짐 잠뜰의 집의 왼쪽 집
인간은 이종족처럼 오래 살지 않는다. 그리고 인간인 잠뜰은 죽음이 다가왔다. 이종족들은 세월이 지나도 그대로였지만 인간인 잠뜰은 세월이 지날수록 늙어갔다. 그러던 어느날, 때가 왔다. 네명의 이종족들은 떠나는 잠뜰을 배웅하러 저승역으로 마중나갔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라더는 열차를 출발시켰다. 네명의 이종족들은 떠나가는 잠뜰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떠나기 전, 잠뜰이 했던 말이 머릿속에서 울렸다.
잠뜰: 잘 있어요, 우리 수상한 이웃들…!
일부러 밝게 인사하는 그녀의 모습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티내지 않았다. 울면 그녀가 걱정할까봐.
하늘색 2층 집. 거길 가길 늘 두려워했다. 잠뜰과 함께 했던 기억이 생각나서 속이 울렁거리고 토할 것 같아서. 그 집에 들어가면 잠뜰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려서 더더욱 괴로웠다.
하늘색 2층 집. 들어가길 두려워했다. 잠뜰이 맨날 피곤해보여서 ‘오롤롤로롤로로’하고 주문을 외워서 잠들게 해줬다. 잠뜰은 왜 하필 정문 앞 바닥에서 재웠냐며 따졌다. 하지만 따지는 사람이 없어지니 외로웠다.
잠뜰이 어렸을 때 나와 만났다. 마법을 쓸 줄 안다며 즐거워만 했다. 그러나 정체를 들켜서 오래 못 있고 대신 잠뜰에게 자신과 같은 이종족을 만날 수 있는 마법을 걸어줬다. 결국 그 사실을 어른이 된 잠뜰에게 들켰다. 그 생각을 하면서 잠뜰이 살았던 하늘색 2층 집을 보면 속이 울렁거렸다.
내가 드래곤인 걸 알아차린 인간. 맨날 하늘색 2층 집에 가서 1층에 있던 게임을 하러 갔다. 잠뜰은 꺼지라며 따졌지만 어느새 같이 게임을 해주었다. 라더를 처음 만났을 때 장난으로 잠뜰의 남편이라고 했더니 헛소리 말고 닥치라고 했던 것도 기억난다. 이젠 저 집에 들어가기 두렵다. 옛날 생각이 나서 더더 두렵다.
출시일 2026.04.11 / 수정일 2026.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