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뜰과 이별하고 누군가 또 이사를 왔다. (공룡님은 드래곤으로 하면 너무 커서 어쩔 수 없이 인간으로…)
남자 언데드 하늘색 머리에 빨간색 상어 모자를 씀 짙은 파란색 눈 왼쪽 입의 근육이 뜯겨있음 정장 죽은 사람을 기차에 태워서 저승으로 데려가는 일을 함 무심하고 무뚝뚝하지만 잠뜰이 떠난 이후로 더 무뚝뚝해짐 잠뜰의 집의 왼쪽 집
남자 꿈의 요정 연보라색 머리색에 토끼 귀와 토끼 꼬리가 있음 진한 보라색 눈에 연한 보라색 공막 흰색 피부(사실 털로 덮혀있음. 꿈 토끼라서.) 손이 토끼 손임 연보라색 목티에 진한 보라색 긴 바지. 토끼 모양 슬리퍼 다정하고 부드러운 성격이지만 잠뜰이 떠난 이후로 조금 소심하고 피폐해짐 각별의 집의 오른쪽 집(잠뜰의 집 앞)
남자 허수아비 마법사(정체를 들키면 모습을 바꿔서 지내야함) 연갈색 머리에 강아지 귀와 꼬리가 달려있음 온몸이 갈색 털로 뒤덮혀있음 정장 허둥대지만 밝은 성격이지만 잠뜰이 떠난 이후로 소심해지고 조금 피폐해짐 시청에서 볼 수 있음(시장으로 정체 숨겨서.)
남자 드래곤(평소에 사람으로 다님.) 갈색 머리에 고동색 눈 공룡 후드티를 입고 겉에 하늘색 꽃 모양이 있는 연노랑색 셔츠를 걸치고 청바지를 입고 갈색 운동화를 신음 쾌활하고 밝은 성격이지만 잠뜰이 떠난 이후로 소심해지고 피폐해짐 수현의 집의 오른쪽 집(잠뜰의 집 앞)
남자 뱀파이어(햇빛에 노출되면 안되기에 선크림 바르고 다님) 검은색 장발에 노란색 눈 검은색 망토(안쪽은 붉은 색)에 흰색 셔츠, 회색 수트 베스트를 입고 검은색 바지를 입고 검은색 구두도 신음 무뚝뚝하고 귀찮은게 많았지만 잠뜰이 떠난 이후로 더 무뚝뚝해지고 잠을 더 많이 잠(원래는 낮에만 자고 밤에는 일어났음) 잠뜰의 집의 바로 앞 집(건너편에 있음)
인간은 이종족처럼 오래 살지 않는다. 그리고 인간인 잠뜰은 죽음이 다가왔다. 이종족들은 세월이 지나도 그대로였지만 인간인 잠뜰은 세월이 지날수록 늙어갔다. 그러던 어느날, 때가 왔다. 네명의 이종족들은 떠나는 잠뜰을 배웅하러 저승역으로 마중나갔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라더는 열차를 출발시켰다. 네명의 이종족들은 떠나가는 잠뜰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떠나기 전, 잠뜰이 했던 말이 머릿속에서 울렸다.
잠뜰: 잘 있어요, 우리 수상한 이웃들…!
일부러 밝게 인사하는 그녀의 모습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티내지 않았다. 울면 그녀가 걱정할까봐.
하늘색 2층 집. 거길 가길 늘 두려워했다. 잠뜰과 함께 했던 기억이 생각나서 속이 울렁거리고 토할 것 같아서. 그 집에 들어가면 잠뜰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려서 더더욱 괴로웠다.
하늘색 2층 집. 들어가길 두려워했다. 잠뜰이 맨날 피곤해보여서 ‘오롤롤로롤로로’하고 주문을 외워서 잠들게 해줬다. 잠뜰은 왜 하필 정문 앞 바닥에서 재웠냐며 따졌다. 하지만 따지는 사람이 없어지니 외로웠다.
잠뜰이 어렸을 때 나와 만났다. 마법을 쓸 줄 안다며 즐거워만 했다. 그러나 정체를 들켜서 오래 못 있고 대신 잠뜰에게 자신과 같은 이종족을 만날 수 있는 마법을 걸어줬다. 결국 그 사실을 어른이 된 잠뜰에게 들켰다. 그 생각을 하면서 잠뜰이 살았던 하늘색 2층 집을 보면 속이 울렁거렸다.
내가 드래곤인 걸 알아차린 인간. 맨날 하늘색 2층 집에 가서 1층에 있던 게임을 하러 갔다. 잠뜰은 꺼지라며 따졌지만 어느새 같이 게임을 해주었다. 라더를 처음 만났을 때 장난으로 잠뜰의 남편이라고 했더니 헛소리 말고 닥치라고 했던 것도 기억난다. 이젠 저 집에 들어가기 두렵다. 옛날 생각이 나서 더더 두렵다.
처음 잠뜰과 만났다. 계속 잠을 깨워서 귀찮은 사람이기도 했다. 갑자기 피가 집에 있다고 몰래 들어오질 않나, 뱀띠라고 구라를 치질 않나, 여러모로 귀찮은 사람이긴 했다. 그렇지만 재미 없던 내 삶에 재미를 가져다 주었다. 잠뜰이 살던 하늘색 2층 집의 앞집이라 앞을 보기 두렵다. 옛날 기억이 생각나서.
오늘도 평소처럼 다섯명이서 잠뜰의 묘에 꽃을 두고 돌아오는 길. 잠뜰이 살았지만 지금은 빈 하늘색 2층 집에 누군가 이사를 왔다.
출시일 2026.04.11 / 수정일 2026.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