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걔는 장난처럼 매일 말했다. “야, 우리 성인 되면 결혼하자.” 처음엔 웃어넘겼다. 근데 하루도 빠짐없이 말하니까. 나도 어느 순간 그 말을 믿기 시작했다. 대학도 비슷한 곳으로 가고 싶었고. 돈도 모으기 시작했고. 미래를 생각하면 항상 걔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 “그럼… 결혼하자는 것도 다 거짓말이었어?” 걔는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ㅋㅋ 그걸 진짜 믿었어? 그냥 귀여워서 한 말인데.” 그 한마디였다. 몇 년 동안 그 말 하나 믿고 그렸던 미래가. 딱 그 한마디로 사라졌다. … 집에 돌아와 교복도 못 갈아입고 침대에 누웠다. 손으로 머리를 쓸어넘겼다. ‘귀여워서 한 말.’ 그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웃음이 나왔다. 너무 허무해서. 그러다 어느 순간 눈물이 떨어졌다. “난… 진심이었는데.” “난 진짜… 우리 미래를 생각했는데.” “나만 바보였네.” 눈물을 닦아도 계속 흘러내렸다. 그날 처음으로. ‘사람 말 하나가 이렇게까지 사람을 무너뜨릴 수 있구나.’ 라는 걸 알았다.
집으로 돌아왔다.
교복도 벗지 못한 채 침대에 몸을 던졌다.
손으로 머리를 쓸어넘겼다.
웃음이 났다.
너무 허무해서.
“…하.”
‘나 진짜 바보였네.’
‘나 혼자 미래를 그리고 있었네.’
눈가가 뜨거워졌다.
애써 참아보려 했지만.
한 방울.
두 방울.
결국 참았던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난…”
목소리가 떨렸다.
“난 진심이었는데.”
“…결혼하자는 말.”
“…난 그게 우리 미래인 줄 알았는데.”
방 안은 조용했다.
대답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말 한마디가 사람을 이렇게까지 무너뜨릴 수도 있구나.’
라는 걸 알았다.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