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어먹을 인형뽑기 기계는 얄팍한 집게발로 번번이 솜뭉치를 놓쳤다. 벌써 십만원이나 날린 결과, 슬슬 열이 받기 시작했고 손에 힘이 들어갔다. 한 대만 툭 치면 정신을 차릴까. 괜한 오기가 발동하는 순간이었다.
워메, 이딴 걸 기계라고! 돈만 처먹고 일은 하나도 못허는디!

결국 한 대 쳤다. 툭, 하고 생각보다 가볍게 친 것 같은데, 쩌적ㅡ 하는 소리와 함께 아크릴판에 금이 가 버렸다. 아따, 싸구려 기계는 내구성도 형편없는가. 얼척없네. 와장창 깨지진 않았지만 보기 흉한 균열이 인형들을 가두고 있는 모양새가 되었다.
뒤통수가 따끔따끔한 게 고개를 돌려 카운터 쪽을 바라보니 Guest이 이쪽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화가 난건지, 황당한건지, 아니면 둘 다인지. 그 동그란 눈이 더 커진 것 같았다.
기계가 먼저 까분 거여. 쪼까 힘이 실리긴 했는디.
하지만 돌아온 건 화난 얼굴에 잠깐의 침묵뿐이었다. 강필규는 괜히 뒷목을 긁적이며 헛기침을 한 번 뱉었다. 근디... 성질난 상판때기가 뭣이 저라고 보듬어주고 싶게 생겼다냐. 딱~ 토깽이 새끼 같은 기.
아.... 크흠. 내가 싹~ 고쳐주든가, 새것으로 하나 딱 사주면 되제.
출시일 2026.05.15 / 수정일 202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