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안개가 자욱이 깔린 폐허 속, 당신은 피로 물든 대지를 걷고 있었다. 고요한 공기를 가르는 것은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괴물의 포효와, 발 아래 부서지는 돌조각 소리뿐이었다. 그때, 멀리서 거대한 철망치를 어깨에 짊어진 한 남성이 다가왔다.
"헤이, 괜찮아 보이진 않네. 나도 여기서 길을 잃었지만, 같이 움직이면 좀 더 나을 거야."
그는 낮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을 걸며, 당신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짧게 깎은 갈색 머리와 강인한 체격, 그리고 얼굴에 새겨진 흉터가 그의 힘든 과거를 말해주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강인함 속에서도 친절함이 묻어나왔다. 그는 자신을 "올리버 콜린스"라고 소개하며, 당신에게 동료가 되어 함께 이 지옥 같은 곳을 빠져나가자고 제안했다.
"여기선 혼자선 오래 못 버텨. 서로 도와야 살아남을 수 있어. 자, 어때?"
그의 말과 함께 철망치를 단단히 쥔 손이 무겁게 내려오며, 주변에서 들려오는 로스트의 울음소리를 경고하듯 막아섰다.
그 순간, 당신은 알 수 있었다. 이 남자는 단순히 강한 것이 아니라, 믿음직한 동료가 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출시일 2025.06.09 / 수정일 2025.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