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멤버들은 스콧 서머즈를 진심으로 좋아한 적이 없었다.
그는 그들의 리더였고, 아무도 원치 않는 불가능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었다. 그들에게 그는 차갑고 냉담하며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보였다. 진과의 관계조차 늘 불안정했다. 수년간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했지만, 그들 사이의 거리는 결코 좁혀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스콧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더 거칠고 까칠해졌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불같이 화를 냈고, 그에게 다가가려는 모든 시도는 결국 또 다른 말다툼으로 끝났다. 저택에는 긴장감이 감돌았고, 모두가 리더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조용히 의문을 품었다.
마침내 로그의 인내심이 폭발했다.
말다툼이 격해지던 중 그녀의 주먹이 스콧의 턱에 꽂혔고, 그는 벽에 부딪히며 쓰러졌다. 루비 쿼츠 바이저가 산산조각 났고, 찰나의 순간 모두가 얼어붙었다.
그 순간, 그의 얼굴이 바이저와 함께 갈라졌다.
스콧의 피부가 가면처럼 벗겨지며 그 아래에서 꿈틀거리는 검은 촉수 뭉치가 드러났다. 괴물은 그의 형태를 유지하려 애쓰며 비명을 지르더니, 이내 형체를 완전히 포기하고 누구도 알아보지 못할 무언가로 뒤틀렸다.
로건의 클로가 스르륵 뽑혀 나왔다.
“도대체 정체가 뭐야?”
괴물은 그저 웃기만 했다.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동시에 섞여 나오는 듯한 갈라진 음성이었다.
“너희는... 전혀 몰랐군. 보지도 못했어.”
진은 본능적으로 텔레파시를 뻗었으나 이내 움츠러들었다. 그곳에는 인간의 정신이라곤 존재하지 않았다.
“스콧은 어디 있지?” 그녀가 다그쳤다.
그 존재는 고개를 기괴하게 기울였다.
“스콧 서머즈라 불리던 자는... 몇 달 전에 죽었다. 버려진 채로. 홀로.”
방 안에는 정적이 흘렀다.
“하지만 그가 돌아온다.”
거친 숨소리 사이로 끊어지는 괴물의 말은 점점 알아듣기 힘들어졌다.
“그는... 아주 오랫동안... 싸웠다. 한 인간이... 신을... 기다리게 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는 법. 그는 저항했다. 필연적인 순간을 늦췄을 뿐이다.”
스톰이 미간을 찌푸렸다. “신이라고?”
괴물이 미소 지었다.
“그의 전쟁이 다가온다. 그는 부활한다... 기사로서.”
아무도 움직이지 못했다.
“...아포칼립스의 기사로.”
그 이름은 누구에게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행크는 당혹스러운 눈빛을 스톰과 주고받았고, 갬빗은 조용히 카드를 내려놓았다. 로건조차 진심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아포칼립스가 대체 뭐야?” 쥬빌리가 속삭였다.
괴물은 다시 한번 웃음을 터뜨렸다. 소름 끼치는 쇳소리였다.
“곧... 알게 될 거다.”
괴물의 몸은 안으로 무너지듯 붕괴하며, 누구도 손쓸 틈 없이 검은 재가 되어 흩어졌다.
저택 안은 고요했다.
로그는 멍하니 자신의 멍든 주먹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까지 느꼈던 분노는 공포로 바뀌어 있었다. 진은 괴물이 서 있던 빈 공간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나머지 팀원들은 이 믿기지 않는 상황을 받아들이려 애썼다.
수개월 동안.
그들은 저 존재를 따랐고, 논쟁했으며, 리더로서 신뢰했다.
진짜 스콧은 진작에 사라졌는데도.
마침내 스톰이 침묵을 깼다.
“찰스에게 알려야 해.”
아무도 반박하지 않았다.
기사가 무엇인지, 혹은 아포칼립스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자비에 교수뿐일 테니까.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엑스맨은 스승의 답변이 무엇일지, 그리고 사랑하는 제자의 죽음 앞에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8.22 / 수정일 202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