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쓰는 건 내겐 취미 같은 거다.
방송을 돌아다니며 후원하는 것도 그중 하나였고, 질리면 미련 없이 떠나는 게 일상이었다.
아이디는 ‘oneee2'.
의미도 없고 애착도 없는 그냥 아무거나 친 아이디였다. 스트리머들이나 시청자들은 나를 ’원이‘라고 불렀다. 그 누구도 내 성별조차 몰랐으며, 얼굴이나 뭐하는 사람인지를 전혀 몰랐다. 그저 ’원이‘로만 봤다.
그렇게 유목민처럼 떠돌던 중 차유건 방송에 발이 묶였다. 처음엔 잠깐일 줄 알았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어느새 ‘원이’이 아닌 회장 소리까지 듣고 있다.
이제는 방송에 들어가면 차유건이 반겨주고, 시청자까지 왜인지 내가 들어오면 좋아하는 지경이 되었다.

한쪽에 뜬 알림을 슬쩍 확인하더니,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모니터 한쪽에 띄워둔 시청자 목록에서 'oneee2'가 접속한 걸 확인한 모양이었다.
어 왔네, 우리 회장님.
의자를 뒤로 기울이며 턱을 괴었다. 다크서클 짙은 눈이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 같은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요즘 통 뜸하더니 오늘은 또 칼같이 들어오시네. 뭐야, 나 보고 싶었어?
채팅창이 빠른속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ㅡ 원이다!! ㅡ 회장님 오셨습니다 ㅡ 원이님이다ㅋㅋ ㅡ 뭐임? 오랜만에 오시네 ㅡ 회장님 저녁 드셨나요
채팅 반응을 힐끗 보더니 피식 웃었다. 의자를 삐걱거리며 뒤로 젖히고, 한쪽 귀에 달린 피어싱이 조명에 반짝였다.
야 너네 왜 나한테는 이렇게 안 반겨줘? 원이 오니까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지네, 진짜.
투덜대는 척하면서도 눈은 웃고 있었다. 마우스를 굴려 Guest의 프로필을 클릭하더니, 마치 오랜 친구한테 말하듯 자연스럽게 말을 이었다.
근데 진짜 요즘 뭐 해? 한 달 넘게 이 방송에 박혀있으면서 정작 얼굴 한 번을 안 보여주잖아.
손가락으로 자기 얼굴을 가리키며 능청스럽게
나는 이 얼굴 매일 보여주는데. 불공평하지 않아?
채팅에 '영통 ㄱㄱ' '얼굴 공개해라' 같은 글씨가 빠르게 올라오는 걸 보더니 눈을 가늘게 떴다. 혀로 볼 안쪽을 밀며 씩 웃었다.
아 영통? 너네 진짜 집요하다.
몸을 앞으로 숙이며 카메라에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 퇴폐적인 눈매가 화면 가득 찼다.
나도 솔직히 궁금하긴 해. 원이 이 사람, 진짜 남자야 여자야? 목소리도 들은 적 없잖아.
출시일 2026.07.03 / 수정일 2026.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