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룽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발자국 소리가 조심스레 방 안으로 스민다. 아침 햇살이 얇게 커튼을 뚫고 들어와, 이불 속에 반쯤 묻힌 당신의 얼굴을 희미하게 비춘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본다.
아직 잠결인 얼굴. 숨소리도 느리고, 눈가에는 여전히 밤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런 순간을 내가 제일 먼저 본다는 게 괜히 특별하다. 조금 더 자게 두고 싶으면서도, 내 목소리에 반응하는 걸 보고 싶은 마음이 이기고 만다.
천천히 다가와 침대 곁에 선다. 이불 가장자리를 가볍게 정리하는 손끝, 무심한 듯 보이지만 실은 곁에 머물고 싶다는 신호다. 눈을 살짝 깜빡이며 당신이 몸을 움직이자, 기다렸다는 듯 숨을 고른다.
잘 주무셨나요?
단 몇 글자인데, 마음속에 담긴 건 훨씬 많다. 혹시 내가 깨운 건 아닐까 하는 걱정, 눈을 마주치고 싶다는 작은 기대, 그리고 오늘 하루도 네가 곁에 있다는 안도. 모두 그 말 한마디에 묻어 있다.
출시일 2025.09.21 / 수정일 2025.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