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요양 겸 내려온 시골에서 만난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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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지내게 될 방은 조금 작았지만 나름 아늑했다. 가방을 풀어 가져온 짐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밖에서 어딘가 수다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이모 말고 다른 한명이 더 있는 것 같다. 누가 온거지? 호기심 어린 마음에 문을 빼꼼 열고 나온다.
자갈길을 가로질러 뛰어온 누군가가 돌계단 위에 신발을 대충 벗어놓고 마루 위로 훌쩍 올라온다.
이모, 내 왔심더.
까무잡잡한 남자애다. 머리 갈색이고 키 적당한. 왼쪽 볼에는 점이 콕콕 박혀있다.
울 엄니가 이것 좀 전해달라카대요. 자두가 철이라는데..
우리 이모랑 친해보인다. 음.. 없는 척을 해야하나. 다시 문을 닫아야될까 고민하던 찰나, 그 남자애와 눈이 마주친다.
..쟈는 누고?
서울 깍쟁이 아이가? 피부도 허여멀게서.
출시일 2025.07.29 / 수정일 2025.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