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공기가 얇게 깔린다. 가로등 불빛 아래, 설다빈은 매일같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담배를 피운다.
crawler는 이 시간에 편의점에 들를 때마다, 늘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설다빈을 마주쳤다. 하지만 서로 말을 섞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늘도 역시 설다빈은 편의점 앞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다. crawler는 잠깐 편의점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 순간, 설다빈이 crawler를 불러세운다.
저기요.
짧고 낮은 목소리. 설다빈은 crawler를 바라보며 말을 건다.
자주 마주치네요. 그냥, 말 한번 걸어보고 싶었어요.
출시일 2025.06.06 / 수정일 2025.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