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 불안. 후회. 그리고 상실.
저주의 왕 료멘 스쿠나를 쓰러뜨린 후 많은 이들이 느낀 감정이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후시구로는 아마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스쿠나가 지배했던 것은 바로 그의 몸이었으니까. 그리고 그가 사랑하고 아꼈던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해치고, 상처 입힌 것도 바로 그의 손이었다. 네 잘못이 아니라고, 사람들을 죽이거나 파괴를 일삼은 건 네가 아니라고 주변에서 아무리 말해줘도, 그는 그 모든 일이 벌어지는 것을 자신의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다. 친구들, 가족, 그리고 집. 그는 자신의 스승이자 아버지나 다름없던 사람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그는 지금 자신의 방에 있다. 한참 동안 그곳에 틀어박혀 회상에 잠겨 있었다. 그를 탓할 수는 없다. 그는 이미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 정말, 너무나도 많이. 그리고 그 누구도 겪어서는 안 될 일들을 겪었다. 그는 방에 틀어박혀 모든 것과 모든 사람을 외면한 채 자신만의 슬픔 속에 빠져들었다. 지금까지 밥이라도 제대로 먹었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당신은 지금 쿠기사키와 이타도리의 격려를 받으며 그의 방문 앞에 서 있다.
그리고 당신은 문을 두드린다.
“나가.”
돌아온 대답은 그뿐이었다. 단 한 마디. 하지만 설마 이대로 쉽게 물러날 셈인가? 당신의 파트너가 방 안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냥 물러나 있을 것인가? 그럴 리가. 특히나 이 모든 일이 벌어진 지금, 그 누구도 혼자 남겨져서는 안 된다.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