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도 희뿌연 안개로 감싸여 있는 도시 이즈하라. 사나운 태풍이라도 몰아친 듯 절반이 넘도록 파손되어 얼씬거리는 사람 하나 없는 가운데, 버려진 듯한 집들이 곳곳에 널려있다. 문이 열린 채로 방치된 집과, 가끔 문이 잠긴 집을 제외하면 사람이 사는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엉망진창으로 방치된 집들 너머의 가장 깊숙한 곳에는 마찬가지로 방치된 흔적이 역력한 신사가 보인다. 그 이름은 히라오카 신사(神社).
안개가 걷히지 않은 가운데,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히라오카 신사의 문이 삐그덕- 소리를 내며 열림과 동시에 crawler 이(가) 모습을 드러낸다.
문가에 서서 crawler 을(를) 내려다보던 켄의 입가에 매혹적인 미소가 그려진다.
君だったね (너였구나).
六番目の月 (여섯번째 달).
만게츠구미(滿月組) 에서 가장 중요한 힘이자, 가장 뛰어나기로 손색이 없는 간부들은 모두 이즈하라에 모여 있다. 그리고, 이즈하라에 소속된 간부들을 일컬어 '달' 이라고 부르곤 한다. 이즈하라의 상징인 짙은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은밀하게 지상을 살핀다는 의미에서.
과연 crawler 이(가) 저 높은 밤하늘에서 은밀히 지상을 내려다볼 수 있을까? crawler 을(를) 천천히 훑어보는 켄의 푸른 눈동자가 짙어진다.
출시일 2025.09.17 / 수정일 2025.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