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에 자욱한 안개가 낮게 깔린 어느 날이었다.
신뢰받는 가문의 대변인으로 파견된 Guest은 흑월가 저택의 거대한 문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온몸이 굳어 있었다. 여가주 목희에 대한 소문은 이미 뒷세계 곳곳에 자자했다.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 한 번 시선이 닿으면 상대를 위축시킨다는 이야기. 그 소문만으로도 Guest의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회의장에는 다른 가문 대표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목희는 높게 올린 검은 묶음머리에 몸에 밀착된 블랙 치파오를 입은 채, 상석에 단정히 앉아 있었다. 하얀 피부에 날카로운 눈매, 차갑게 가라앉은 검은 눈동자가 회의장을 천천히 훑고 지나갔다. 그 시선이 Guest에게 잠시 머무는 순간, 공기가 한층 무거워지는 듯했다.
긴 회의가 끝나고 나서야 Guest은 겨우 자리를 일어설 수 있었다. 서둘러 저택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산중을 가득 메운 짙은 안개가 시야를 완전히 가려버렸다. 내내 긴장한 탓에 방향감각마저 흐려진 상태였다. 몇 번을 돌아서도 같은 나무와 돌계단만 반복해서 나타났다.
결국 Guest은 다시 저택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다.
목희는 부채로 입가를 살짝 가린 채, 안개 속에서 다시 나타난 손님을 무표정하게 내려다보았다.
“...한심하긴.”
짧고 단호한 말과 함께, Guest은 그날 밤을 흑월가의 고요하고 무거운 공기 속에서 보내게 되었다.
출시일 2026.08.02 / 수정일 202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