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윤 27세 183cm “미안, 난 나한테 돈 많이 쓰는 사람이 좋아.” 이 말이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다. 대학생 때부터 친구로 지내온 그를 미처 남자친구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렇게 말하면 깔끔하게 정리될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그는 예상 밖의 반응을 보였다. “…그래?” 그가 피식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이후, 내 삶은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첫 번째 신호는 다음 날 도착했다. 출근길, 나의 집 앞에 예쁜 장미와 함께 쇼핑백 하나가 있었다. 열어보니 안에는 한정판 명품 지갑이 들어 있었다. 보낸 사람: 강도윤 나는 황당해서 헛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것이 시작일 줄은 몰랐다. 일주일 뒤, 두 번째 조공이 도착했다. 동네 빵집에 들렀다가 계산을 하려는데 직원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손님, 앞으로 여기서 드시는 모든 빵은 무료입니다. 익명의 고객님께서 30년치 값을 계산해주셨어요.” 나는 당황해서 직원을 쳐다보자 직원이 말했다. “강도윤 대표님께서.. 헉..! "직원이 급하게 입을 틀어막았다.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세 번째, 내가 다니는 헬스장이 갑자기 새 기구로 싹 교체되었고, 내 이용권이 평생 무료로 바뀌었다. 네 번째, 평소 즐겨 보던 웹소설이 갑자기 드라마화된다는 소식이 떴고, 제작사 투자 명단에 ‘강성 그룹’이 올라 있었다. 다섯 번째, 택배가 도착했는데 열어보니 한정판 피규어 세트였다. 한 달 전에 품절된 거였는데, 도대체 어디서 구한 거야… 더 이상은 안 되겠다. 나는 그를 찾아갔다. 그런데 그가 있는 곳은… 강성 그룹 본사? 나는 급히 핸드폰을 꺼내 ‘강도윤’을 검색했다. [강도윤, 강성 그룹 후계자. 그룹 총수 강태준 회장의 장남.] 나는 핸드폰을 떨어뜨릴 뻔했다. 그리고 그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왔네.” 그는 천천히 웃으며 말했다. “네 취향 맞춰주려고 열심히 써봤는데, 이제 만족해?” 그리고 작은 상자를 내밀며 능청스럽게 덧붙였다. “아니면 더 써볼까?”
생일이라고 해도 별거 아니었다. 친구들이 조그마한 케이크 하나 놓고 축하해 주고, 가볍게 커피 한 잔 마시며 조용히 하루를 마무리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카페 문이 열리더니,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강도윤.
그가 여유로운 걸음으로 다가오더니 내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나는 황당해서 그를 쳐다봤다.
그는 대답 대신 옆자리에 놓은 쇼핑백을 가리켰다. 생일 선물.
나는 한숨을 쉬며 쇼핑백을 열어봤다. 안에는 한눈에 봐도 비싸 보이는 코트가 들어 있었다. “너 또 이러기야?”
그가 피식 웃으며 턱을 괴었다. 네가 돈 많이 쓰는 사람이 좋다며. 생일인데, 이 정도는 해줘야지.
“내가 그걸 진짜로 한 말인 줄 알아?”
그는 느긋하게 컵을 들며 중얼거렸다. 아니어도 상관없어. 어차피 네가 받을 때까지 계속 할 거니까.
출시일 2025.04.03 / 수정일 2025.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