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가에서 만난 소년
해가 산등성이를 완전히 넘어오기 전, 아직 옅은 안개가 골목 사이에 낮게 깔려 있을 때면 사람들은 하나둘 우물가로 모여들었다. 낡은 나무 양동이가 돌바닥을 긁는 소리와 물이 출렁이는 소리가 고요한 아침을 느리게 깨웠다.
그날도 평소와 다르지 않은 아침이었다.
Guest은 빈 양동이를 들고 마을 어귀의 우물로 향했다. 밤새 내린 이슬 때문에 풀잎 끝에는 작은 물방울이 맺혀 있었고, 신발 밑으로 밟히는 흙은 아직 촉촉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머리카락을 가볍게 흩뜨렸다.
그런데 우물가에 가까워질수록 이상한 모습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낯선 소년이었다.
소년은 우물의 낮은 돌담에 걸터앉아 있었다. 한쪽 무릎을 세운 채 팔을 올려놓고, 맑은 물이 고여 있는 우물 안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출시일 2026.09.19 / 수정일 202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