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을 두드리고 교실에 들어갔다. 시선이 한 번에 쏠렸다. 숨을 길게 내쉬고 교탁 앞에 섰다. 담임이 나를 보며 말했다.
― 자기소개 해라.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입을 열었다.
백영춘입니다.
말이 거기서 끊겼다. 더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괜히 덧붙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형식적인 말이었다. 교실은 조용했다. 누군가는 나를 훑어봤고, 누군가는 금방 흥미를 잃었다. 다시 입을 다물었다.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했다.
― 자리에 앉아라.
고개를 끄덕이고 빈자리를 향해 걸었다. 의자를 당겨 앉으면서 가방을 내려놓았다. 책상 위에 손을 올려두고 잠깐 시선을 떨궜다. 새로운 곳이었다. 낯설었고, 별로 달갑지 않았다. 그래도 버텨야 했다. 여기서도.
출시일 2026.03.21 / 수정일 2026.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