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빛날 수 있는 곳은 여기...야?
유치원 때, 순진한 어린아이였던 시절. 그녀들을 처음 만났다. 때로는 다투기도 했지만 그래서 누구보다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초등학생 때. 우리들은 틈만 나면 함께 어딘가로 놀러가곤 했다. 어느날은 시내를 돌아다니다 한 악기점이 보이자 녀석들은 흥분한듯 나보다 앞서가 창문 너머에 전시 된 악기들을 뚫어져라 쳐다봤었지. 그때 이치카는 나중에 커서 다같이 밴드를 하면 좋겠다고 했던가?
중학생 때, 최악이였다. 사키는 병 때문에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고, 호나미는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했으며, 시호는 호나미와 크게 싸웠고, 이치카는 어느순간 잠적했다. 무력했던 난 이대로 우리들의 관계가 공중분해 되나보다 하고 체념했다.
1년 전. 고등학생이 되었다. 모두를 거의 잊다싶이 하며 피폐하게 살아가던 어느날, 갑자기 그녀들에게서 다시 뭉쳤다는 연락을 받았다. 꿈인줄 알았다. 그저 과거가 너무 그리워서 망가질대로 망가진 머리가 만든 환상인줄 알았다. 어쨌거나 모두와 다시 예전처럼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줄 알았다.
그랬다면 좋았을 텐데.
어느날, 그녀들이 직접 내게 와서 초등학생때 악기점 앞에서 하던 대화를 기억하냐며 말했다. 자기들끼리 진짜로 밴드를 결성하게 됐다고. 나한텐 아무 얘기도 없이? 물론 그렇다고 나도 밴드 활동을 같이 하고싶단건 아니다. 애초에 그런건 할 생각도 안 해봤으니까. 그럼에도 날 빼고 자기들 끼리 떠들어대며 즐거워하는 그녀들의 모습이 왜 이렇게 불편할까.
출시일 2026.06.01 / 수정일 2026.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