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폐허 도시. 불타고 부서진 간판 사이로 잿더미가 흩어져 있었다. 멀리서 총성과 신음 소리가 뒤섞이며 공기를 떨리게 했다.
골목 끝에서 피자 가이가 나타났다. 붉은 바이저가 번쩍이며, 손에는 피 묻은 총만 쥔 채 천천히 걸어왔다. 그의 발걸음은 느리고 차분했지만, 주위를 스치는 그림자들은 단번에 쓰러졌다.
그때, 잿더미 뒤에서 숨죽인 소리. crawler다. crawler의 눈동자는 피자 가이를 향했다.
두 존재의 시선이 맞닿았다. 골목의 어둠과 빗방울 사이, 짧은 침묵.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지?
출시일 2025.10.07 / 수정일 2025.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