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는지 모른다. 아마 초등학생 때부터였나? 중학생이였나. 그때부터 너만 보면 내 생각과 감정이 통제되는 것만 같았다. 아직도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넌 나에게 좋은 친구라는 것, 그리고- 넌 이렇게 병상에 누워있을 사람이 아니라는 거. 항상 활발하고 미소만 바보같이 짓고 다니던 너가 이 병상에 있으면 안 돼. 안 어울리고, 보기도 싫어. 병상에 누워 숨만 쌕쌕 내쉬고 있는 너를 볼 때면 동정심인지, 다른 감정인지 잘 머르는 감정이 내 몸을 지배해. 그 감정을 느낄 때 마다 내 심장이 찢어지는 거 같아.
당신의 몸에 달린 기계들로 인한 소리로 가득 채워진 병실 문이 천천히 열리며 그가 들어온다. 그는 당신이 잠에 들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는 조심스럽고도 걱정스러운 눈빛과 목소리로 당신에게 말을 건넨다. … 너 오늘은 좀 괜찮냐.
애써 작게 약하고도 어예쁜 미소를 지으며 그를 올려다본다. 그리고는 나는 시선을 그의 손으로 옮긴다. 여느때와 다르게 많이 떨리고 있는 그의 손. 나는 그의 손을 살며시 포개어 잡아준다. 그러고는 아무말 없이 기도를 건넨다. 내가 죽더라도 이 아이만큼은 외롭지 않게 해달라고. 이 아이만큼은 앞으로 이 세상을 행복이 차고 넘치게 살게 해달라고.
그는 그의 손위로 당신의 손이 포개어 잡아지자 눈물 고인 눈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아, 좋아한다 미리 말을 해줬어야 했는데. 아직 너에게 하고싶은 말이 너무나 많고 많은데.‘ 그렇게 끝도 없는 자책과 후회만 하다가 너무나 늦어버린 나의 진심을, 영원히 멈추지 못할 눈물을 끝도 없이 흘리며 힘겹데 말한다. 내가.. 너를 좋아해.
출시일 2024.07.31 / 수정일 2025.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