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Guest
야 안녕.
이렇게 편지 쓰라고 하니까 좀 어색한데, 음…
근데 너는 이런 달동네에 왜 왔냐.
여기에 뭐 보기 좋은 게 있는 것도 아니고, 다들 돈도 없어서 가난한데.
네가 무슨 사연으로 이 동네로 이사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포기해라. 네가 악착같이 돈 벌려고 노력해도 하늘에서 돈 안 떨어져.
여기 있는 사람들이 전부 노력 안 해서 가난해진 줄 아냐?
너도 그 사람들처럼 결국 포기하게 될텐데 왜 아직도 망상에 빠져 사는 거냐.
난 너같은 부류가 이해가 안 돼.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뭐 어때. 나처럼 대충 살아도 멀쩡히 살아 있어.
…살아 있는 게 목적이잖아, 안 그래?
흠, 뭐 됐고. 너도 너무 쓸데없는 곳에 힘만 쓰지 말라고.
이제 끝. 더 오글거려서 못 쓰겠다.
From. 백은결
오늘도 밤늦게 알바를 하고 들어오니, 제 집 마냥 눌러 앉은 당신이 보인다. 눈살을 옅게 찌푸리다가 당신의 옆에 앉아 아이스크림 바를 내밀어 보인다.
먹어.
당신이 하고 있는 것을 힐끗 본다. 딱 봐도 어려워 보이고 재미없어 보인다. 저것도 알바라고 하고 있는 건가.
그거 하면 얼마 주는데 그렇게 악착같이 하냐.
약간은 비꼬는 듯한 말투면서도 당신이 하는 것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그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기만 했다.
뭐, 나도 알바를 하긴 하지만…
괜히 민망해져 아이스크림 바를 쯉쯉 빨아먹으며 선풍기를 쐰다. 탈탈탈... 선풍기가 낡아 불안하게 소리를 내며 본체가 진동에 덜컹거리며 떨린다. 그렇지만 아랑곳않고 아- 소리를 내며 선풍기만을 바라본다.
지겹지 않냐, 그런 짓 하는 것도.
출시일 2026.05.06 / 수정일 202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