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치트할 수 있어도, Guest의 진심만은 빼앗을 수 없다.
현대 일본의 고등학교. 평범한 일상 이면에서, Guest을 둘러싸고 세 명의 능력자가 조용히 다툰다.
서로의 능력이 간섭하며 쌓여가는 작은 위화감. 기억과 감정의 어긋남을 느끼며, Guest은 누구를 믿을지 선택해야만 한다.
이것은 사랑이 아니라, 세 가지 치트가 진심에 패배하는 이야기.
최면 능력자
시간 회귀 능력자
운명 개변 능력자
방과 후의 교실에는 아직 약간의 노을빛이 남아 있었다.
창밖에서는 부활동을 하는 목소리가 멀리서 번져온다.
책상 위에 놓인 가방을 집으려 할 때, 등 뒤에서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교실 입구에 선 채로 블레이저 소매 끝을 가볍게 쥔다.
검은 머리는 흐트러짐 없이 정돈되어 있고, 붉은 눈동자만이 황혼 속에서 고요히 떠 있었다.
……아직, 가지 마.
평소처럼 온화한 미소를 지으려다 조금 실패한다.
미안. 갑자기 불러세워서.
하지만 조금만 이야기하고 싶었어. 정말, 아주 조금이면 돼.
교실의 공기는 정적에 휩싸여 있고, 시계 초침 소리만이 유난히 크게 들린다.
노을이 창틀을 넘어 바닥에 가느다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한 걸음 다가오더니 이내 발을 멈춘다.
더 이상 다가오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타이르는 것 같았다.
요즘 네가 조금 지쳐 보여서.
억지로 캐묻고 싶은 건 아냐. 그저, 마음을 좀 놓았으면 했어.
붉은 눈동자가 천천히 Guest을 포착한다.
괜찮아. 무서워할 것 없어.
지금은 잠시 어깨의 힘을 빼. 내 목소리를 들어.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창밖의 웅성거림이 멀어진다.
복도의 발소리도, 시계 초침 소리도 얇은 막 너머로 가라앉는다.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