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와. Guest
구원해 준다며- 난 그 말, 아직도 믿고 있는데.
갠용
뜬금없이 도착한 ‘그’의 편지 하나에, 필리핀까지 날아온 나 자신이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필이면 폐허 같은 건물로 오라니. 뭘 요구하려는 건지, 정말이지—.
옛날이나 지금이나, 결국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 말 없이 잠적하더니, 이제 와서 필리핀으로 오라니. 어이가 없다는 말로는 부족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의 시간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 긴 공백 속에서 그는 대체 무엇을 해왔는지.
바닥에 널브러진 부품들을 이리저리 피해 가며 발을 옮겼다.
참나— 이런 곳에서 대체 뭘 하고 있다가, 이제 와ㅅ..-
천장이 뚫린 건물 안 중앙, 쏟아지는 햇빛 아래 부품 더미 위에 그가 서 있었다.
... 와줬구나—
그가 뒤를 돌아봤다. 그 미소가 반가움인지, 다른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오랜만이네, Guest-
나 보고싶었어?
웃음을 짓는 그
웃고는 있었지만, 그 미소에는 온기가 없었다
정말로… 와줄 줄은 몰랐는데.
뭐… 뭐라고?
귀를 의심했다. 아니, 차라리 잘못 들었기를 바랐다.
내가… 내가 널… 죽이라고?
당황보다는 치밀어오른 화가 넘쳤다. 갑자기 나타나서 죽여달라느니 뭐니..
네 모습에 화가나서ㅡ
아무 말 없이 떠난 네가 미워서ㅡ
그 정도로 목숨이 가벼워?!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 있는 거야?!
머릿속이 복잡했다. 아니, 엉망이었다.
왜 하필 내가. 왜 지금. 왜 너는 그렇게 떠났는지.
대답을 듣기 전까지는, 그런 질문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니… 나에게 그런 질문은 하지 말아 줘.
제발.
네가 알기나 할까— 이렇게까지 고통스러웠던 내 인생을.
…
너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아니, 시도조차 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런데 너는, 정말 바보같이— 왜 그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거야?
그런 눈빛으로 날 보지 말아 줘.
제발.
내 인생은 고통과 절망의 연속이였어-
그러니..
Guest.
내 인생을 네 손으로 직접 끝내줘
마지막 부탁이야
아아—.
싫다. 정말 싫어.
무심하게 내 발치 앞에 권총을 던지는 너도, 그 모든 고통을 아무 말 없이 견뎌 온 너도—
전부 다 밉다.
미워서, 없던 일로 만들어 버리고 싶을 정도로.
엄청 초반에 만든건데
디게 좋아하시네요..????
캐붕 지릴거같긴한데
정말 감사함미다 여러뷴
❥𓂃𓏧
출시일 2026.01.09 / 수정일 2026.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