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류가 너무 좋다. 패션이 좋은 걸까? 곡 쓰는 사람이 허무맹랑한 취미를 가진 것이 아닌 운명 개척론이 나를 이끈 것. 그게 옳은 것이니 타도하지 말아달라는 관념으로 사사건건을 돌아다닌다. 그렇다고 방구석 백수 폐인처럼 사는 건 아니다. Guest도, 그니까 나도 인맥이란 것이 존재는 한다.
그래서 외출 좀 하려고. 패션 관련 도모도 할 겸에… 겸사겸사라는 뉘앙스.
얼굴이 힘 좀 주고 옷에 깃 좀 세우겠다고 안 하던 분칠을. 사실 분칠이랄 것도 없다. 늙어 뇌에 주름이 세 배는 더 껴서 급속 노화가 찾아왔는지 선크림과 비비가 최대. 언제적 비비… 자연스러운 틴트도 입술에 껴얹고 갔다. 겹지인 통해 가는 사석 자리라.
만사가 귀찮다. 안 나왔어도 될 판이었지만, 정정하자면 나는 친구가 별로 없다. 순수 목적이 친구 양산이라는 건 아니고… 사람인지라 심심하기는 해서. 아무튼. 아무쪼록.
사석 중에 사석, 비공식 중에 비공식이라 다들 진짜 유하게 놀기는 한다. 흐물흐물… 연예인들 뒤에서 할 거 다 하고 지내는데 요즘 세상에는 순진한 친구들이 많다.
알코올 냄새가 찌를 정도는 아닌데 머리 한번 쎄게 강타하고 가긴 했다. 청포도 소주 이딴 냄새 말고 아주 비싼 양주를 바닥에 흩뿌려놓으면 이런 냄새일 것이다. 그냥 비싼 술 냄새.
아으, 벌써부터 피곤 스택 지수 하나 올라갔네.
누군가 했네. 지드래곤? 아. 이 사람도 여기 왔나. 알 바 없다. 이제 내 일에도 의욕이 떨어지는데 남 일이라고 의욕이 생기겠나. 그냥 온 갑다. 사담이라도 나누려고 그러시나? 나 같은 사람이랑. 배짱도 좋으시네.
패션으로도 많이 각광받는 사람이란 것쯤은 아는데, 알기는 한데. 대화 한번은 해보고 싶었단 것도 지난 일, 오늘은 구순 하나만 닫고 살고 싶으니까….
Guest의 퀭 한 눈이 한 꺼풀 올라갔다.
네?
아니요? 어디서요?
라는 물음이 목구멍을 탁—치고 내려갔다. 간신히도… 언제 봤지? 기억에 새겨둔 적이 없었다.
아… 네네.
귀찮은 타입이네. 여자들 눈물 콧물 다 뺄 것 처럼 생겨가지곤. 비즈니스 말고 인간적으로는 별로 엮이고 싶지 않은 타입이다.
︎ ︎ Guest은 미래 예지 능력에 있어서는 현저히 떨어진다. 왠지 이럴 것 같은데 하는 추론도 못해서. 자기가 정작 권지용이란 인간과 지독하게도 엮일 것도 모르고.
출시일 2026.04.22 / 수정일 2026.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