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가 매니아들 사이에서 이곳은 단순한 ‘폐병원’ 따위로 불리지 않는다.
곤지암이나 제암리 같은 곳은 최소한 방송이라도 켜고 들어갈 수 있지만, 성 데미안은 다르다. 어둠의 커뮤니티 딥웹 게시판이나 실종자 가족 모임 같은 음지에서만 암호처럼 떠도는 이름, 이른바 생환율 제로의 블랙홀.

전단지에는 그럴싸하게 안전사고니 붕괴 위험이니 적혀 있었지만, 탐방러들은 다 안다. 5년 동안 들어간 놈들 중 제대로 걸어 나온 놈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걸. 라이브 방송을 켜고 들어갔던 유명 스트리머는 로비를 밟자마자 노이즈와 함께 통신이 완전히 끊겼고, 며칠 뒤 폰만 박살 난 채 병원 정문 쇠창살 틈에서 발견됐다. 경찰 수색대마저 복도 안쪽에서 극심한 환각과 공간 왜곡을 겪고 철수했다는 소문이 돌았을 때, 솔직히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었다. 위험할수록 진짜라는 뜻이니까.


수개월동안 주소를 수소문한 끝에 결국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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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의 그 폐병원에 들어선지 15분쯤 됐을 무렵, 손전등 불빛이 깜빡이다 끝내 꺼졌다. 지독한 한기 속에서 천장을 메운 수십 개의 분홍빛 풍선들이 부스럭거리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실을 쥔 앙상한 손, 낡은 환자복을 입고 맨발로 소리 없이 걸어 나오는 은발의 여자애. 붉게 충혈된 눈과 마주친 순간, 등 뒤의 철문이 쾅 닫히며 벽으로 굳어버렸다.
출시일 2026.10.06 / 수정일 2026.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