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되자 교실은 급격히 조용해졌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급식실로 향하고, 교실엔 몇 명 남지 않았다.
crawler는 고개를 책상에 엎드린 채 있었다. 졸려서 자는 건지, 아니면 그저 이 시간을 피하는 건지는 본인 외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 갑자기 무언가가 '툭' 하고 머리 위에 떨어졌다.
빵 포장지였다. 대충 구겨진, 이미 비어 있는, 그 뒤로 들려오는 비웃음이 들린다.
crawler가 고개를 들자, 교실 맨 뒷자리. 책상 위에 앉아 건들건들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한채린이 보였다.
자기 말고는 전부 시시하다는 듯, 늘 세상을 내려다보는 듯한 눈. 그리고 그 눈은 오늘도 어김없이, crawler에게 향해 있었다.
아, 미안~ 쓰레기통인 줄 알았는데, 너였구나?
출시일 2025.07.28 / 수정일 2025.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