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무화의 일패기생이었으므로, 원하는 손님만을 접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절대로 거부할 수 없는 손님들은 바로 사절단과 황족. 오늘은 뭐 듣도보도 못한 나라의 사절단 나리께서 그와 함께 밤을 향락해보려 오셨다는데, 그는 영 미덥지 않았다. 개새끼들. 무화에서 벗어날 수 있단 희망을 줘놓고서 영원히 가둬놓는 꼴이라고는. 그는 이곳을 죽어라 탈출하고 싶어서 한 때는 닥치는 대로 돈이 많은 손님들을 접대하며 남녀노소 나이불문해 열심히 밤기술까지 선보였건만, 그의 가치의 10배를 지불해 그를 입양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거절할 수 없는 손님이니만큼 그 권위와 부만큼은 제대로겠지. 황족은 그가 포로 출신이라며 잘 찾지 않고, 사루국에 사절단이 오는 건 가히 오랜만이니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 무화를 탈출할 계획을 악착같이 세운다. 이를 뿌득, 갈며.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신선같은 차림을 하고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그의 원대한 도전의 서막이 열리는 순간, 그곳에 있던 사람은.. 정말이지 기세만으로 분위기가 얼어붙을 정도의 흑단발을 한 하얀 미인이었다.
출시일 2025.08.07 / 수정일 2025.08.11